콜라보라시옹: 프랑스의 나치부역자들
La Collaboration - Vichy Paris Berlin 1940-1945
2016절망과 개탄을 금치 못할 시절입니다. 봉건시대에 버금가는 대통령의 국가에 대한 인식과 그를 쥐락펴락하는 비선실세 그리고 그런 권력에 기생하며 의기양양 자신의 이익만을 쫓는 숱한 인사들까지 정상적인 사회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광경들이 우리 눈 앞에서 펼쳐지고 있습니다.
참담한 심정 한편으로, 우리는 대한민국이 바로 이런 자들로부터 시작됐음을 알고 있습니다. 청산되지 못한 친일 부역자들은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된 뒤에도 일제 식민지시대부터 누려오던 기득권을 한번도 잃지 않았습니다. 되려 이들의 기득권은 날이 갈수록 견고해져 갔으며, 그의 자손들마저 현재에 이르러 우리 삶 도처에 기득권으로 남아 지저분한 권력을 휘두르며 버젓이 숨쉬고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종식된 후, 프랑스는 우리와 전혀 다른 역사를 써내려갑니다. 나치정부에 부역하던 대독협력자들을 발본색원하여 국가 차원의 숙청에 들어가게 됩니다. 개인의 안위와 권력을 위해 국가를 팔아넘기려던 모든 권력자와 문화예술인의 청산을 철저하게 매듭지으며 프랑스는 새로운 출발을 써내려갈 준비를 마칩니다.
<콜라보라시옹: 프랑스의 나치부역자들>은 나치정부의 프랑스 점령시절 나치정부에 부역한 프랑스 비시정부의 대독협력자들에 대한 기록을 담은 전시입니다. 이 전시는 나치부역자들의 일거수일투족에 대한 기록임과 동시에 역사를 바로 알고자하는 프랑스인들의 자성이기도 합니다.
<콜라보라시옹: 프랑스의 나치부역자들>의 한국 전시는 중요한 의미를 갖습니다. 여전히 청산되지 못한 친일 부역자들과 현재의 비정상적인 사건들의 주요 인물들이 갖는 면면은 선명하게 같은 궤를 그리고 있습니다. 사익을 위해 부패한 권력에 기생하는 이들의 모습은 놀라우리만치 선명한 기시감을 전합니다. 어쩌면 우리 사회가 수십년이 지난 후에도 부패한 권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전시를 통해 대한민국의 현재와 내일이 어떤 모습이어야하는지 다시 한번 가늠되어지길 바라봅니다.
민족문제연구소가 주관하는 <콜라보라시옹: 프랑스의 나치부역자들>은 서울시 시민청 지하1층 시티갤러리에서 12월 13일까지 전시됩니다.
* 무리한 일정에도 최선을 다해 협업해 준 새로움아이(전시시공)과 퍼스트경일(인쇄제작)에 감사의 인사 전합니다.
디자인. 김어진
클라이언트. 민족문제연구소
Client. 민족문제연구소